전체 글16 더러운 세상을 향해 소리쳐라 뗏목을 타고 떠내려온 한 남자 어느 날 어떤 섬에 한 남자가 뗏목을 타고 파도에 휩쓸려 떠내려 온다. 작가는 남자가 그들과 같지 않다는 걸 강조하려는 듯 책 하단에 짧게 ‘남자는 그들과 같지 않았습니다.’라는 구절을 다른 구절과 한참이나 떨어뜨려 놓는다. 섬사람들은 낯선 이 남자가 어쨌건 마음에 들지 않는다. 낯선 남자의 의견은 물어보지도 않고 그도 이 섬이 맘에 들지 않을 거라고 단정해 버린다. 그러고는 아무것도 걸치지 못하고 낯선 사람과 풍경에 의아해하는 남자를 캄캄한 파도 속에 밀어 넣으려고 한다. 하지만 양심 있는 어부가 그가 죽을거라고 하면서 그를 섬에 두자고 한다. 사람들은 남자를 염소우리에 가둬두고 그를 잊고 일상에 빠져 살아간다. 사람들의 머릿속에서 남자가 잊혀져 갈 무렵 배고픔을 참지 못.. 2023. 5. 3. 오필리아의 그림자 극장으로 오세요 당신의 꿈은 무엇입니까? 어떤 이에게 죽음은 희망과 축복의 세계가 되기도 합니다. 의 주인공 오필리아한테 죽음은 그런 세계입니다. 그녀는 죽음과 함께 어둠의 세계가 아닌 빛의 세계로 나아갑니다. 이름난 배우가 꿈이었지만 그러기엔 목소리가 너무 작았던 오필리아. 오필리아라는 이름도 이름난 연극배우가 되라고 연극에 나오는 유명한 사람의 이름을 본 따 부모님께서 손수 지어준 것입니다. 연극배우가 될 수는 없었지만 연극과 관련된 일이라면 뭐든 하고 싶었던 오필리아는 대사를 잊은 배우들에게 작은 목소리롤 대사를 불러주는 일을 합니다. 오필리아는 평생 그 일을 행복하게 했고 유명한 연극에 나오는 대사를 모조리 외워버려 나중에는 대본을 보고 읽을 필요도 없게 됩니다. 그러나 오필리아가 할머니가 될 무렵 세상은 달라지.. 2023. 3. 7. 일상으로부터 미친 척 떠나보라 일탈을 꿈꾸는 자 메뚜기는 산이나 들, 집 앞 텃밭 근처에서도 흔히 마주 칠 수 있는 친근한 곤충이다. 어렸을 때 메뚜기를 잡아 풀에 줄줄이 꿰어 엄마에게 잡아다주면 달군 프라이팬에 메뚜기를 구워 아버지 술안주로 드리곤 하였다. 산, 들 어디에서든 메뚜기나 사마귀를 가지고 놀았던 기억이 새롭다. 벼가 누렇게 익은 논에 가보면 갈색빛으로 통통하게 여문 메뚜기들을 수 십마리에서 수 백마리는 볼 수 있다. 어떤 메뚜기들은 가족 단위로 몰려 다닌다. 어른메뚜기 등 뒤에 어린메뚜기 한 두 마리씩이 업혀서 다니기도 한다. 벼를 벨 무렵이면 메뚜기들이 벼이삭을 갉아 먹어 농민들에게는 골치거리가 되기도 한다. 요즘 사람들에게도 메뚜기는 알맞은 술 안주로 통한다. 일본 작가 다시마 세이조의 는 우리에게 한바탕 웃음을 선.. 2023. 3. 2. 할아버지와 나무 인형 숲 속 할아버지와 세 나무인형 할아버지는 숲 속 오솔길 옆의 조그만 집에서 혼자 살고 있었습니다. 할아버지는 너무나 외로워서 나무 인형을 만들었습니다. 뜨개질을 하는 인형 삽을 든 인형 가방을 멘 인형 세 개의 나무 인형이었습니다. 작가는 나무 인형의 시점에서 할아버지를 보고, 할아버지의 부재로 인해 황폐하게 변해가는 집을 이야기하고 황폐한 집 속에서 쓸쓸하게 잊혀져 가는 세 나무 인형을 담담하게 이야기합니다. 할아버지는 왜 하필 뜨개질하는 인형, 삽을 든 인형, 가방을 멘 인형을 만들었을까요? 아마도 할아버지는 가족이 간절히 그리웠나 봅니다. 뜨개질하는 인형은 엄마고 삽을 든 인형은 아빠고 가방을 멘 인형은 아이를 상징하는 듯합니다. 세 나무 인형은 창턱에 앉아 텃밭에서 일하는 할아버지의 모습을 다정하.. 2023. 2. 16. 이전 1 2 3 4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