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17 자유, 피의 이름으로 너를 부른다 자유, 자유, 자유 그날이 오면 그날이 오면은 삼각산(三角山)이 일어나 더덩실 춤이라도 추고, 한강(漢江)물이 뒤집혀 용솟음칠 그날이 이 목숨이 끊기기 전에 와 주기만 하량이면 나는 밤하늘에 나르는 까마귀와 같이 종로(鐘路)의 인경(人磬)을 머리로 들이받아 울리오리다. 두개골은 깨워져 산산조각 나도 기뻐서 죽사움에 오히려 무슨 恨이 남으리까. 그날이 와서 오오 그날이 와서 육조(六曹) 앞 넓은 길을 울며 뛰며 뒹굴어도 그래도 넘치는 기쁨에 가슴이 미어질 듯 하거든 드는 칼로 이 몸의 가죽이라도 벗기어 커다란 북을 만들어 들쳐 메고는 여러분의 行列에 앞장을 서오리다. 우렁찬 소리를 한 번이라도 듣기만 하면, 그 자리 꺼꾸러져도 눈을 감겠소이다. -「그날이 오면」 전문- 농촌운동을 배경으로 한 소설 『상록수.. 2024. 2. 27. 꼭꼭 씹어 꿀꺽 드세요. 하늘에서 음식이 내린다면 하늘에서 음식이 내리는 걸 상상해 본 적 있나요? 하늘에서 음식이 내린다면 이 세상은 어떻게 될까요? 모름지기 이 세상은 밥을 먹어야 사는 세상입니다. 기본적인 밥 문제가 해결되어야 세상만사가 제대로 돌아갑니다. 하늘에서 음식이 내린다면 식당도 필요 없을 거고, 농부나 어부도 일을 하지 않아도 되고 이 세상의 엄마들은 아이들의 밥을 챙기지 않아도 되고 밥벌이를 위한 노동의 고통에 시달리지 않아도 되고 어떤 음식을 먹을지 고민하지 않아도 됩니다. 이 책에는 하늘에서 음식이 내리는 그런 마을이 나옵니다. 이 마을은 날씨처럼 비나 눈처럼 실제로 하늘에서 음식이 내립니다. 마을의 이름은 꼭꼭 씹어 꿀꺽이랍니다. 보통 여느 마을과 다를 것이 없습니다. 학교와 정원과 회사와 가게가 있고 개.. 2024. 2. 27. 파리 아가씨의 명복을 빕니다 거미와 파리 아가씨와의 밀당 "파리 아가씨, 내 응접실로 모셔도 될까?" 멋진 정장을 차려 입은 거미 신사가 정중한 예의를 갖춰 파리 아가씨를 초대하는 걸로 이야기는 시작됩니다. 거미의 목소리는 마치 나긋나긋하고 듣기 좋은 목소리를 가진 성우의 음성처럼 들립니다. 『거미와 파리』는 토니 디터리지가 1920년대와 1930년대의 고전적인 할리우드 공포영화에서 영감을 받아 그림을 그렸다고 합니다. 그림은 검은색과 흰색 무채색만을 사용해 마치 흑백영화 한 편을 보는 것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킵니다. 힐을 신은 파리 아가씨의 날씬하고 긴 다리와 하늘거리는 작은 날개에 비해 여덟 개나 되는 거미의 다리는 사다리처럼 기다랗고 검은 정장으로 가린 배는 불룩합니다. 거미의 눈빛은 어느 때는 음흉하고 느끼하고 게슴츠레하고 .. 2024. 2. 27. 평화가 노릇노릇 구워지다 달콤한 평화 배고픈 여우 한 마리가 있었어. 여우이름은 콘라트야. 콘라트는 늘 배가 고팠어.꼬르륵 소리를 달고 다녔지. 배고픈 콘라트는 한 마리 알을 품은 엄마 오리를 엿보고 있었지. 오리와 친구가 되려고 한 건데 엄마 오리는 알을 버리고 도망가 버리지.집으로 가져와 맛있는 오리 요리를 해먹으려고 하는데 귀여운 아기오리가 태어나고 말지. 새들은 제일 처음 보게 된 존재를 자기 엄마로 안대. 아기오리가 처음본 건 중년의 배고픈 여우 한 마리. 엄마,엄마하며 종종거리며 따라오는 오리를 콘라트는 차마 잡아먹을 수 없었지. 어쩔 수 없이 아빠가 되어 버린 중년의 여우는 아기 오리를 먹이고 입히고 어엿한 청년 오리로 키워냈어. 청년 오리한테는 예쁜 여자 친구가 생겼지. 콘라트는 할아버지가 된 거야. 많은 손자 손.. 2024. 2. 27. 이전 1 2 3 4 5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