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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어쩌면 우린 헤어졌는지 모른다

by 천년 느티나무 2024. 2. 29.

<어쩌면 우린 헤어졌는지 모른다> 영화 줄거리

준호와 아영은 같은 미술학과 동기다.

둘은 대학 시절, 연애 끝에 동거를 하지만 현실적인 생계를 위해 준호는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고 아영은 부동산 중개 일을 하며 준호를 뒷받침한다.

준호의 공부는 느릿느릿 진전이 없고 몇 년째 계속 낙방을 하고 아영은 지쳐만 간다.

아영은 미술학도로서의 이상과 꿈을 포기하고 남자 친구를 위해 자기를 희생해야 하는 삶에 지쳐간다.

이미 다른 동기들은 생활 전선에서 나름대로 자리를 잡고 살아가고 있지만 아영 준호 커플은 불안한 하루 하루를 살아갈 수 밖에 없다.

준호의 공부는 점점 진전이 없고 보상 되지 않는 미래에 아영은 준호와의 생활에 염증을 느낀다.

자신의 미래를 포기하면서까지 선택한 준호, 그렇지만 준호는 자신의 눈높이에 미치지 못하고 매번 갈등에 봉착하고 잦은 분쟁으로 싸우는 날이 늘어난다.

 

점점 현실에 지쳐가던 두 사람은 결국 이별을 택한다.

그리고 아영은 부동산 중개 과정에서 만난 젊은 사업가를 만나 설레는 연애를 시작한다.

준호는 아영의 집에서 빠져 나오고 후배의 식당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며 하루 하루를 살아간다.

그리고 식당에서 준호를 잘 따르는 어린 여자 친구를 새로이 만난다.

준호와 어린 연인은 자본경쟁에 내몰린 열악한 현실을 알면서도 그 모든 것을 잊은 듯 천진난만한 연애를 시작한다.

아영은 새로운 연애로 하루하루 행복해지는 것 같다

그러나 아영의 새로운 남자 친구는 유부남이었고 아영의 친구를 통해 그 사실을 알고 심한 배신감을 느낀다.

아영은 남자 친구가 자신의 딸과 아내와 함께 있는 장면을 목격하고 그 자리에서 따귀를 한 대 갈기고 남자 친구와 헤어진다.

 

그리고 준호가 가져간 노트북을 돌려받기 위해 준호에게 전화를 하고 둘은 오랜만에 만나게 된다.

그리고 담담히 자신들이 왜 헤어졌는지를 돌이켜본다.

서로에게 실수와 잘못이 있었음을 인정하고 헤어지면서 각자의 휴대폰에 있던 번호를 지워 버린다.

아영은 어려운 가운데서도 미술을 포기하지 않고 예술가로서의 길을 가기로 결심한다.

준호는 어린 여자 친구와 여전히 철없는 연애를 하며 지낸다.

라면을 먹고 아이스크림을 먹고 짬뽕이나 짜장면을 배달하고 마을 공원에 누워 아이들처럼 치킨과 맥주를 마신다.

 

어느 날 준호는 평범한 셀러리맨 복장을 하고 영업과 관련된 전화를 받으며 거리를 걷는다.

그러다가 미술 관련 전시를 하는 전시관을 지나간다.

아영이 주최한 미술 관련 전시다.

아영은 자신의 예술가로서의 꿈을 천천히 이뤄가고 있던 것이다.

준호는 여전히 도시속에서 생계를 위한 발걸음을 내딛는다.

영화로 그린, 현실 연애  VS 이상적인 연애

현실과 이상 사이에서 누구나 이상보다는 현실을 택하지 않을까.

사람은 내 앞에 마주한 현실을 벗어나 이상 세계에 다다르고 싶어한다.

그러나 그 이상 세계에 가고자 하면 현실은 놓아주지 않고 이상 세계를 잊고 현실을 열심히 가고자 하면 그 아름다운 세계가 나를 자꾸 유혹한다.

우리는 현실과 이상 사이에서 늘 선택하고 포기하는 일을 반복하며 살아가고 있다.

어느 하나에 치우치게 되면 균형이 맞지 않아 뒤뚱거리고 삐걱거린다.

현실의 비중이 높아지면 이상과는 멀어지고 이상의 비중이 높아지면 현실과는 또 멀어진다.

아영과 준호의 대학 시절 연애는 편안하고 행복했을지 모르나 현실에 맞닥뜨린 후에는 그 편안함이 불안으로 바뀌고 행복은 점점 금이 가기 시작했다.

더구나 예술가로서의 꿈을 가슴 한 켠에 남겨 놓은 아영의 생계 꾸리기는 벅차 보이기만 한다.

타인과 타인이 만나 둘 이상의 공동체를 꾸렸다면 그들이 짊어져야 할 현실의 무게도 그 이상일 것이다.

어떤 한 사람만의 희생과 헌신은 사랑이 토대가 되지만 현실의 무게감에 사랑은 금방 무너진다.

영화 총평

전체적으로 영화의 흐름은 가볍고 편안하다.

두 남녀 주인공의 조합도 자연스럽다.

고등학생의 담배를 거짓말을 하면서 까지 빼앗아 피우는 준호의 모습은 가장으로서의 무게와 책임감이 전혀 없는 무위도식하는 현대인의 모습이다.

준호의 모습과는 상대적으로 아영의 모습은 참 벅차고 무거워 보인다.

둘이 머무는 공동체를 책임지고 감당하기에 아영은 많이 지치고 피곤하다.

주연으로 이동휘와 정은채가 캐스팅 되었다.

이동휘 배우는 무위도식한 공시생의 모습을 잘 표현하였다.

정은채는 예술가로서의 꿈을 숨긴 아영 역을 맡았는데 배고픈 현실에 맞지 않는 세련된 캐릭터 같지만 서글서글하고도 무난하게 잘 연기하였다.

감독은 준호를 그냥 옆에 있는 사람처럼 보이게 하려고 노력했다고 한다.

영화, <어쩌면 우린 헤어졌는지 모른다>

처음에는 단편영화로 시작한 작품인데 아쉬움이 남아 장편으로 제작한 작품이라고 한다.

보통 로맨스 영화와는 다른 분위기로 편안한 분위기를 연출했고 남녀 간의 헤어지는 장면도 매우 쿨하고 수수해서 좋았다.

아영과 준호가 헤어지고 나서 각각 그들이 따로 하는 연애는 참 상반적이었고 비교해 보면 분위기가 참 다른 개성 있는 연애였다고 생각한다.

그 부분이 비교되었고 신선한 부분이었다.

각자의 삶의 방식에 맞게 하는 그들의 연애를 응원하고 싶었다.